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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감, 시감각"

BYEORI ARCHITECTS 2023. 9. 20. 11:29

    나는 모든 감각 중의 첫 번째 감각은 촉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어린 시절에 가지게 되는 감각은 모두가 촉감과 관계가 있다. 아름다운 것을 만지고자 하는 우리의 바램은 감각으로 발전된다. 우리들 안에 내재한 이러한 힘은 아름다운 것들이다. 비록 이러한 힘이 가장 원초적이고 비 형태적인 종류의 실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당신은 이러한 힘을 여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촉감은 단순히 만지는 것이 아니라, 만지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되며, 이것은 보고자 하는 열망으로 발전된다. 보는 행위가 시작되는 시감각의 첫 번째 시기는 아름다움에 대한 깨달음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아름답다거나 매우 아름답다거나, 혹은 지고의 美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당신이 덧붙이기를 원하는 묘사적인 어떤 아름다움 보다도 더 강렬한 단순미, 바로 그 자체를 말한다. 그것은 어떤 지식이나 어떤 단서나, 혹은 어떤 비평이나 선택이 배제된 상태에서 당신이 느끼는 일종의 총체적인 조화를 의미한다. 당신이 당신 자신의 표지를 접한다 할지라도, 모든 인위적인 것들의 표지는 자연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표지 역시 자연의 일부이다. 따라서 내가 언급하고자 하는 아름다움은 일종의 총체적인 조화감이다. 당신은 자연이 당신을 도와주지 않는한 어떤 것도 디자인 할 수 없다. 

 

    바로 이때 시감각이 발생하며, 전체적인 조화를 즉각적으로 느끼게 된다. 사람들의 사물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을 때, 그 사물을 예술이란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하지만, 나는 그 첫 번째 단어를 "아!" 라는 외침의 단어라고 생각한다.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단어는 바로 이러한 단어이다. 이러한 단어는 단순히 몇자 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뜻을 전달한다. 

 

 

존 로벨 / 김경준 편역  1995  <루이스 칸 침묵과 빛>  미건사  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