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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3_유홍준

BYEORI ARCHITECTS 2025. 4. 9. 12:32

 

" 뭘 말하려고 망설이지 ? "

 

" 선생님, 아까부터 묻고 싶었는데요, 돌마리 옛 무덤에 가서도 그렇고 몽촌토성에 와서도 그렇고 백제는 여전히 보이지 않아요. 선생님은 백제의 아름다움 혹은 백제의 미학을 한마디로 뭐라고 말할 수 있으세요 ? "

 

" 안 보이기는 나도 매한가지야. 어쩌면 백제는 회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부드럽다. 온화하다. 친숙하다. 우아하다는 말로 백제를 설명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표현으로야 백제를 말했다고 할 수 있겠나. 나는 김부식이 백제의 미학을 가장 정확하고 멋있게 핵심을 잡아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삼국사기> 백제본기 시조 온조왕 15년, 그러니까 기원전 4년 항목에 이런 말이 나와요. 춘정월(春正月)에 궁실을 새로 지었는데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았다' 라는 뜻으로 '검이불루 화이불치 (儉而不陋 華而不侈) '라고 했어! 나는 그것이 백제의 정신이고 백제의 마음이고 백제의 아름다움이고 미학이라고 믿고 있어. 그말을 새기면서 백제의 유물을 보아봐 "

 

 

석촌동 3호분 : 백제 왕실의 묘역, 크기 50.8m x 48.4m, 3단 이상, 근초고왕(346~375)의 무덤으로 추정

 

 

석촌동 2호분 : 1985년 석촌동 백제 고분군 정비계획에 따라 복원

 

 

석촌동 2호분 : 3단의 돌무지로 복원됨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창작과비평사, 1997,  pp.300

*돌마리 옛 무덤 : 서울석촌동고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