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뭘 말하려고 망설이지 ? " " 선생님, 아까부터 묻고 싶었는데요, 돌마리 옛 무덤에 가서도 그렇고 몽촌토성에 와서도 그렇고 백제는 여전히 보이지 않아요. 선생님은 백제의 아름다움 혹은 백제의 미학을 한마디로 뭐라고 말할 수 있으세요 ? " " 안 보이기는 나도 매한가지야. 어쩌면 백제는 회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부드럽다. 온화하다. 친숙하다. 우아하다는 말로 백제를 설명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표현으로야 백제를 말했다고 할 수 있겠나. 나는 김부식이 백제의 미학을 가장 정확하고 멋있게 핵심을 잡아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백제본기 시조 온조왕 15년, 그러니까 기원전 4년 항목에 이런 말이 나와요. 춘정월(春正月)에 궁실을 새로 지었는데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