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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_Robert Frost

....나도 한때는 그렇게 자작나무를 휘어잡는 소년이었다그래서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걱정이 많아지고인생이 정말 길 없는 숲 같아서얼굴이 거미줄에 걸려 얼얼하고 근지러울 때그리고 작은 가지에 눈을 때려한쪽 눈에서 눈물이 날 때면더욱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이 세상을 잠시 떠났다가다시 와서 새 출발을 하고 싶어진다.... Robert Frost. (2007). 불과 얼음. 민음사. 58 일부인용

BOOKS 2026.08.27

분서1_잡설_이지

세상의 정말 글 잘하는 사람은 모두가 처음부터 문학에 뜻을 둔 것은 아니었다. 그 가슴속에 차마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괴이한 일들이 무수히 고여 있고, 그의 목구멍에는 말하고 싶지만 감히 토해낼 수 없는 말들이 걸려 있으며, 그 입가에는 또 꺼내놓고 싶지만 무슨 말로 형용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것이 허다한데, 그런 말들이 오랜 세월 축적되면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형세가 된다. 그랬을 때 일단 그럴싸한 풍경을 보면 감정이 솟구치고, 눈길 닿는 사물마다에 탄식이 흘러나온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의 술잔을 빼앗아 자신의 쌓인 우수에 들이붓게 되고, 마음속의 울분을 하소연하거나 천고의 기박한 운명에 대해 한탄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쏟아져 나온 옥구슬 같은 어휘들은 은하수에 빛나며 회전하는 별들처럼 하..

BOOKS 2026.08.25

누가 철학을 할 것인가 ? (소흥렬)

1. 누가 철학을 할 것인가 별을 쳐다보며 걷다가 우물에 빠질 수 있는 사람하루종일 홀로 사색에 잠겨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술에 취하지도 않고 사랑에 빠지지도 않는 이지적인 사람종교를 믿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은 사람하늘이 무너져도 당황하지 않을 사람열렬히 자살론을 주장하면서도 스스로는 자살하지 않는 사람마음만 먹으면 부자도 되고 권력자도 될 수 있지만 관심이 없는 사람확신만 있으면 누구든 설득할 수 있는 사람어떤 수준의 어떤 문제에 관해서든 쉽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어떤 논쟁에서든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사람남의 말을 잘 알아들으면서 자기 말을 정확하게 하는 사람요청이나 질문을 받은 것 이상의 해답을 하지 않는 사람모든 분야의 모든 지식을 섭렵해 보고픈 사람스스로 따져보지 않고서는 아무것..

BOOKS 2026.07.31

생명연습_김승옥

... 하나의 세계가 형성되는 과정이 한 마디로 얼마나 기막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 과정 속에는 번득이는 철편(鐵片)이 있고 눈 뜰 수 없는 현기증이 있고 끈덕진 살의가 있고 그리고 마음을 쥐어짜는 회오(悔悟)와 사랑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봄바람처럼 모호한 표현이 아니냐고 할 것이나 나로서는 그 이상 자세히는 모르겠다. ... 김승옥 일신서적출판사 2000 P.50

BOOKS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