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6

인간-마광수

인간은 반항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인류 사회가 앞으로 보다 평화스런 행복과 복지를 추구해 나가기 위해서는, 폭력적 투쟁보다 ‘문화적 투쟁’이 치열하게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특히 예술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볼 때, 예술은 더욱더 ‘금지된 것에 대한 도전’이 되어야 하고 ‘상상력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예술은 당대(當代)의 가치관에 순응하는 계몽수단이 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 예술은 언제나 기성도덕에 대한 도전이어야 하고, 기존의 가치체계에 대한 ‘창조적 불복종’이나 ‘창조적 반항’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예술인, 나아가 모든 문화인들은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가슴 깊이 새겨둘 필요가 있다. 진정한 반항인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참된 문화적 생산물은 당세풍(當世風..

BOOKS 2023.12.19

드로잉에 대하여

내게 드로잉은 건축의 밑그림이며, 사물의 형태를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또한 그 자체가 건축으로 이행하기 위한 원초적 체험이며, 건축으로 연결된 구조의 기본틀이다. 막연한 어떤 입체를, 현실의 형상을 하얀 종이 위에서 천천히 더듬는다. 점과 선을 겹쌓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다 보면 윤곽과 주장을 지닌 입체가, 형상이 나타난다. 그 과정, 즉 점과 선의 중첩과 차단은 다양한 무언의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드로잉 과정은 그리는 사람의 육체에 가장 밀접하기 때문에 정신 상태가 그대로 드러난다. 또한 드로잉은 내 건축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도 있고, 내 삶에 보내는 언어로서 계속 이어지며, 내 사고의 답답함과 호흡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삶의 전모가 기입되는 과정이고, 공간을 향한 기록이 된다. 잔뜩 긴장하고 마..

BOOKS 20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