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8년째 도서관에서 일을 했지만 정작 자신은 책을 읽지 않았다. 저기요, 복사 카드는 어디에서 사나요. 저기요, 펜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저기요...... 그녀는 도서관에서 이름 대신 저기요,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그래서 도서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누군가 저기요, 라는 말만 하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돌아갔다. 그녀는 저기요, 라는 호칭이 자신의 이름보다도 더 익숙했다. 앞집에 사는 남자가 이사를 가면서 자전거를 준 뒤로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다. 40분이 조금 더 걸렸다. 윤성희, , 문학사상사, 2003, pp.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