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在_김춘수시선 처용 어쩌다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 소리로 울었다. 맨드라미 나팔꽃 봉숭아 같은 것 철마다 피곤 소리없이 져버렸다. 차운 한겨울에도 외롭게 햇살은 靑石 섬돌 위에서 낮잠을 졸다 갔다. 할일없이 歲月은 흘러만 가고 꿈결같이 사람들은 살다 죽었다. 김춘수, 김춘수시선 처용, 1977, p.33 BOOKS 2023.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