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日1踏

한양도성 성곽길-2

BYEORI ARCHITECTS 2026. 10. 26. 22:49

● 낙산 구간 : 와룡공원 ~ 광희문 (4시간)

1) 북정마을,와룡공원 →  2) 혜화로 고개, 경신고등학교, 서울시장공관 → 3) 혜화문 → 4) 장수마을, 낙산공원 → 5) 이화동,충신동 → 6) 흥인지문 → 7) 오간수문과 이간수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 8) 구 서산부인과, 광희문

 

 

 

 

 

주택의 정면이 바로 담장이자 현관입니다. 누구를 기다릴까, 빨간 우체통이 집 모양을 닮았습니다. 지나던 묏새가 잠깐 쉬엇다 갈 우편함입니다. 집 주인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철재 현관문에 작은 창이라도 있었으면 작은 불 빛이 쉰 새벽 작은 등불이기를...

 

 

북정마을 : 성북구 성북동 226-103 일대, 성곽주변으로 재개발 이슈가 1990년도 초부터 주택재개발 지역 지정, 주거환경개선사업, 한옥 조성사업 등으로 반복되고는 있으나 실제로 구체화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세의 형상에 따라 마을이 알맞게 정돈된 모습도 좋아 보입니다.

 

 

북정마을, 성북로23길을 따라 오르면 만나는 샘터입니다.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로 마중물을 넣어 지하수를 끌어 올리는 펌프 아시죠 ? 여기에 이게 있을 줄이야...작동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80년대 초중반 수돗가에 있던 펌프가 생각납니다. 샘터를 뒤로 하고 지나면 성곽 암문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성곽 암문으로 북정마을이 보입니다. 왼쪽방향은 와룡공원, 말바위 가는 길. 오른쪽 방향을 서울과학고, 경신고등학교입니다.

 

 

 

혜화로에서 끊기는 도성 끝자락입니다. 도성이 지나가는 바닥 포장에 성곽돌 바닥 패턴을 넣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봅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공원은 "성북역사문화공원"입니다. 최근에 미술장식품을 설치하느라 크레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혜화로를 따라 70여 미터를 내려오면, 경신고등학교 후면 모퉁이가 보이고 좁다란 골목길로 들어섭니다. 성곽 밑으로 석축이 또 한겹 쌓여 있는 모습이라 반가운 모습은 아닙니다.

 

 

"창경궁로 35다길"을 지나가 볼까요 ? 석축 위에 성곽돌 그 위에 시멘트블록 담장. 그 위로 솟는 고등학교 건물. 한양도성의 본래 모습으로 복원할 방법은 없을까 ? 전봇대 지중화 작업은 불가능한가 ? 느껴지는 어수선함은 누구나 공통적일 것입니다.

 

 

건축가 김효만의 작품입니다. 90년대 중반으로 알고 있는데, 건축가의 과감한 선택과 열정을 존중합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본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내공이 있어 보입니다. 좋은 건물과 나쁜 건물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시간입니다. 오랜 시간을 잘 버티고 있으면 좋은 건축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건물들은 생각보다 빨리 늙습니다. 화려한 사진 한 두장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냥 사진입니다.

 

한양도성이 펼쳐내는 극적인 아름다움입니다. 뭔가 담벼락에 핀 메밀꽃 같죠 ? 옛것과 새것이 흑과 백으로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어떻게 공사한 것일까? 전면 해체 후 다시 쌓은 것인지, 아니면 기존 유지하면서 쌓은 것인지 질문이 앞서는 순간이였습니다. 방법을 뒤로 하더라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다만, 보행자 보호용 플라스틱 볼라드는 도성의 격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석재 볼라드와 바닥 경관조명을 더하면 좀 더 자연스런 장면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김환기의 "점"과 박수근의 "질감(마띠에르)"이 만나면 현실세계에서 이렇게 작동하지 않겠어 ? 이런 감상평을 하고 성벽을 오른손으로 슥 만져보며 넘어 갑니다.

 

 

"창경궁로35길"을 만납니다. 성벽 위로 뭔가 있어보이지요 ? 바로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가 있습니다.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는 2층의 목구조 건물입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일제시대에 지어진 목조건물의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목조트러스 구조가 그대로 노출되어 산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1940년 9월 136평 규모로 1959년부터 20년간 대법원장 공관으로 사용되었고, 1981년부터 2013년까지 33년간 서울시장 공관으로 사용되었습니다. 1940년대 건축양식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혜화문으로 산책을 나선 늙으신 어머니와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의 어머니를 생각하고 아버지를 생각하다가 아무도 모르게 그만 셔터를 눌렀습니다.

 

 

추녀마루 위 "잡상"과 "용두"가 무시무시 합니다. 잡상은 길상과 화마를 제압한다는 벽사의 의미로 장식되고 건물 규모에 따라 3개, 5개, 7개, 9개 등 홀수로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고 덧붙여, 추녀 끝에 골무처럼 덧씌운 것은 토수(吐首)라고 합니다. 빗물을 막는 용도입니다.

 

 

혜화문에서 창경궁로를 건너 넘겨다 본 한양도성 모습입니다. 울창한 낙산공원의 나무들이 병풍처럼 멋스럽게 성곽을 휘감고 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이 밀물처럼 몰려오면, 둥글게 마감된 석재 경관조명이 켜집니다. 성벽과 어울리게 별도로 제작된 조명이 눈에 들어 옵니다. 무거워서 도난의 위험도 없습니다. 별도로 고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디어 너무 좋습니다.

 

 

성곽 바깥으로 계속 걸으면, 삼선동 장수마을을 만납니다. 장수마을 옆으론 한성대학교와 한성여고가 있고, 신축아파트 재개발이 한참 진행중에 있습니다.

 

 

낙산 : 124.4m, 산 능선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말 귀처럼 뽀족하게 보이는 산이 북한산 인수봉입니다.

 

 

낙산공원 인증샷 한 컷 !!

 

 

이화동에는 2층 목조주택의 적산가옥들이 몇채 남아 있습니다. 거대한 자본이 투입되고, 한채 한채 리모델링을 거듭하면서 이화동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았고 드라마 촬영 배경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한양도성 안 서울 야경과 인왕산 일몰이 일품입니다.

 

 

낙산을 타고 곰비임비 내려오면 끝자락에서 짠하고 나타나는 동대문과 두산타워빌딩. 언덕 수크렁이 바람에 이리저리 허청허청 쓸리고 있습니다. 한양도성의 동쪽 대문인 흥인지문은 도성의 문루 중 유일하게 성문 밖으로 옹성(甕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1869년 고종6년에 새로 지어진 것입니다.

 

 

이간수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내 동대문유구전시장 - "적심석기초" 위에 "자연석초석"이 무심히도 놓여 있습니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살았던 자리일까 생각해 봅니다. 땅속에 묻혀있던 과거의 현재가 미래의 현재로 세상에 드러남은 정말 신비로운 일입니다. *유구(遺構) : 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 따위를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잔존물

 

대한민국 1세대 현대건축가 김중업(1922~1988)의 서산부인과(1965), 보자마자 드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본래 노출콘크리트의 모습을 다시 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능하다면, 공공영역에서 건물 매입후 건축박물관이나 전시관으로 개방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텐데요. 근처 동대문, DDP, 광희문, 박수근/백남준 창신동 생가터등 문화 자원을 잇는 거점역할 정도로 충분합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가 대한민국 1세대 건축가들의 작품을 찾아 나서서 관리해야 합니다.

 

서산부인과 모형 (1965) : 어떻습니까 ? 작가의 모형과 많이 다릅니다. 작가의 이상을 현실 세계에 펼쳐 놓는 일이란 하늘에 별을 따는 일, 그 이상의 공력을 들여야 가능할까요 ? 김중업 선생의 말을 일부 옮겨 놓겠습니다. " 둥근 면에 뚫어 놓은 구멍, 살짝 돌아가는 발코니가 삶의 희열을 말하고 있다. 건축을 한다는 것이 즐거움인 동시에 미친 짓이기도 하다는 증좌이다. 지붕 부분의 판타지가 개악된 것이 못내 한스럽다. "

 

한양도성 4소문 중 남동쪽 방향에 위치한 문. 서쪽의 서소문과 함께 장례행렬이 지나던 문이라고 해서 수구문 또는 시구문이라고도 한다. 1975년도에 도로 한가운데 있던 홍예를 남쪽으로 15m 옮기면서 이때 문루가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광희문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쯤 일까요 ?

 

 

광희문 성곽 주변으로 녹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별다른 이름은 없습니다. 공원 이름 하나 지어 볼까요 ? 성곽은 대략 114m, 장충단로10길까지 이어집니다.

 

 

 

광희문을 뒤로 하고, 장충체육관 방향(남쪽)으로 계속 걸어 나오면 "동호로" 건너편으로 "다산성곽길"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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